신형 맥북 프로(16형 Macbook Pro)를 구입했다. 나의 첫 맥이다. 언제나 한번쯤 써보고 싶은 컴퓨터였지만 그동안 밥벌이에 사용하던 프로그램은 윈도우에서만 실행이 가능해 고가의 맥을 구입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없었다. 그런데 iOS 개발을 공부하려고 하니 맥이 반드시 필요했고, 해킨토시나 클라우드형 맥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어차피 필요한 물건이라면 좋은 걸 사서 잘 쓰는 게 남는 것이라는 지론에 따라 최신형 맥북을 구입했다. 다음은 맥북을 한 달 정도 사용하면서 느낀점이다.
따라올 수 없는 디스플레이 화질
맥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주는 선명함이다. 밝고 선명한 색감은 콘텐츠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이 점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할 때에도 느꼈던 것인데 맥북에 오니 더욱 두드러진다. 맥과 윈도우 PC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나의 경우엔 모든 단점을 뒤로하고 화질 하나만으로 맥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정말 그거 하나만 보지는 않겠지만...) 디스플레이가 주는 시각적 만족감이 크다.
드디어 완성한 에코시스템 -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의 결합
기기 간 호환성은 Apple 제품의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이다. 아이폰에서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에서 바로 꺼내볼 수 있고 아이폰에 걸려 오는 전화를 아이패드나 컴퓨터로 받을 수 있는 것이 매우 편리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메모 연동 기능이다. 아무리 각종 노트 앱이 좋아졌다고 해도 떠오르는 생각을 가장 빠르게 기록할 수 있는 곳은 아이폰 메모만한 것이 없다. 노션을 좋아하지만 노션은 메모에 휘갈긴 생각을 구조화하기에 적합한 곳이지 떠오르는 상념을 마구 풀어놓을 만한 공간은 아니다. 나는 간단하게 메모한 내용을 컴퓨터에서 꺼내 노션으로 글감을 만드는데, 이 기능이 무척 만족스럽다. 이런 작업은 윈도우 PC에서도 클라우드 앱을 이용하면 가능하지만 맥북의 앱과 UI가 주는 편리함은 아직 따라갈 수 없는 것 같다.

Apple의 OS가 주는 안정감
정돈되고 깔끔한 방 안에 있으면 생산성이 오르고 뭐라도 하고 싶어지듯, 컴퓨터 환경에서도 디자인은 중요하다. 인상 비평을 하자면 Mac OS는 폐쇄적이고 그래서 안전한 곳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준다. 맥을 사용할 때는 내가 설정한 앱 알림 말고는 어느 것에도 방해를 받지 않는 느낌인데 윈도우는 UI 디자인과 프로그램 면에서 정신을 분산시키는 것이 많다. 컴퓨터를 켰을 때 자동으로 켜지는 프로그램과 업데이트를 요구하는 각종 보안 프로그램은 늘 성가신 존재였다. 윈도우는 자유도가 높은 대신 관리해야 하는 것도 많다. 나는 자유도보다는 통일성과 안정성을 추구하고 다양한 기능보다는 꼭 사용하는 기능만 갖춘 것을 좋아해(디지털 미니멀리즘에 관심 많음..) Apple의 OS를 선호한다. 이건 커스터마이징형 제품과 완제품 중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느냐의 문제가 아닌가 한다.
맥은 자동(강제)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다
아무리 브라우저가 이전에 열어두었던 창을 다 기억해서 다시 열어준다고 해도 아침에 컴퓨터를 열었을 때 강제 업데이트되어 내가 열어두었던 프로그램들이 모두 사라진 걸 보는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클라우드 프로그램을 쓰기 전에는 그것때문에 잃어버린 자료도 많았고, 로컬 프로그램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작업 손실의 위험은 더 컸다. 윈도우의 강제 업데이트는 내가 클라우드로 디지털 전환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다.
조용하고 튼튼한 컴퓨터
맥북은 좋은 성능을 가진 휴대용 컴퓨터다. 고가의 제품이지만 내구성이 우수하여 오랜 기간 사용해도 성능이 크게 저하되지 않는 점에서 제값을 한다(5년 이상 쓰는 사람도 봤다). 물론 브랜드와 모델 스펙에 따라 윈도우 PC의 성능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마냥 어느 제품이 더 좋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직전까지 사용했던 윈도우 PC는 비행기 소리가 어마어마하게 나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어쨌든 나로서는 맥북을 쓰고 난 뒤부터 소리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어 좋다. 16인치 기본형 맥북을 샀기 때문에 발열 문제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님
맥북에 대한 장점을 늘어놓긴 했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맥북을 쓰면서 윈도우 PC와 가장 큰 차이가 난다고 느꼈던 지점은 텍스트를 다루는 속도이다. 텍스트 작업 중 시프트 키를 누른 상태에서 ▶︎ 키를 길게 누르면 텍스트가 선택이 되는데, 그 속도는 윈도우가 훨씬 빠르다. 또 윈도우 PC에서는 터치패드를 빠르게 두번 탭한 다음 스크롤하면 텍스트 다중 선택이 가능했는데 맥에선 그게 안된다. 힘을 주어 터치패드를 눌러야만 가능하다. 텍스트 작업을 많이 하는 나로서는 이 작은 차이가 아주 크게 다가온다. 윈도우의 컨트롤 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커맨드 키의 위치 역시 인체공학적이라고 하는데, 영 적응이 되지 않고 어색하다. 전체 선택을 하려는데 자꾸만 command + Q를 눌러버려 모든 창이 닫히고 허망하게 모니터만 바라보는 사태가 자주 발생한다. 언제쯤 키보드를 보지 않고도 전체 선택을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매직 마우스 - 애플 액세서리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야
매직 마우스는 호불호가 참 많이 갈리는 물건이다. 나는 애플 제품에 대한 신뢰가 꽤 높은 사람이고 어지간한 물건은 효용을 확인할 때까지 참고 써보는 편임에도 매직 마우스는 계속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매직마우스는 일반 마우스처럼 손가락을 가볍게 탭하는 느낌으로 클릭을 할 수가 없고 약간의 힘을 주어 눌러야 한다.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클릭은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계속 수행해야 하는 작업인데 손에 무리가 가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매직 마우스를 사용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손등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계속 이런 통증을 안고 갈 수 없고 소중한 밥줄을 가지고 실험을 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가지고 있던 일반 마우스로 교체했다. 그랬더니 맥북의 활용도가 열배쯤 올라갔다. 매직 마우스로는 마우스 속도를 아무리 빠르게 설정해도 미세 조정이 쉽지 않았고 닫기 버튼을 누르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일반 마우스로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내게 있어 매직 마우스는 장점보단 단점이 더 크다. 횡스크롤이 아무리 좋아도 손가락과 바꿀 수는 없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
맥북은 대량의 텍스트 편집에서 단점을 보이기는 하지만 단점을 감안하고서라도 충분히 쓸만한 컴퓨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불편한 기능은 그냥 안쓰게 된다. 이전엔 키보드로 텍스트 선택을 많이 했는데 요즘엔 그냥 마우스를 한 번 더 쓰고 말고, command + Q를 눌러버리는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해결이 되리라 기대한다. 맥북 구입을 망설이던 이유는 윈도우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트라도스때문이었는데 트라도스가 맥 버전을 내는 날보다 내가 트라도스를 안써도 되는 날이 더 빨리 올지도 모르겠다. 장비도 갖췄으니 이젠 정말 공부에 열중하는 일만 남았다. 잘 적응해서 좋은 결과물을 많이 만들어 내야지.
To be continued...
어느날 갑자기 애플 워치가 굴러들어왔다. 쓰고 있던 샤오미 미밴드는 어떻게 하지? 애플 워치와 미밴드 중 무엇을 사용해야 할까?

신형 맥북 프로(16형 Macbook Pro)를 구입했다. 나의 첫 맥이다. 언제나 한번쯤 써보고 싶은 컴퓨터였지만 그동안 밥벌이에 사용하던 프로그램은 윈도우에서만 실행이 가능해 고가의 맥을 구입할 만한 특별한 동기가 없었다. 그런데 iOS 개발을 공부하려고 하니 맥이 반드시 필요했고, 해킨토시나 클라우드형 맥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어차피 필요한 물건이라면 좋은 걸 사서 잘 쓰는 게 남는 것이라는 지론에 따라 최신형 맥북을 구입했다. 다음은 맥북을 한 달 정도 사용하면서 느낀점이다.
따라올 수 없는 디스플레이 화질
맥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주는 선명함이다. 밝고 선명한 색감은 콘텐츠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 이 점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할 때에도 느꼈던 것인데 맥북에 오니 더욱 두드러진다. 맥과 윈도우 PC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나의 경우엔 모든 단점을 뒤로하고 화질 하나만으로 맥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정말 그거 하나만 보지는 않겠지만...) 디스플레이가 주는 시각적 만족감이 크다.
드디어 완성한 에코시스템 -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의 결합
기기 간 호환성은 Apple 제품의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이다. 아이폰에서 촬영한 사진을 컴퓨터에서 바로 꺼내볼 수 있고 아이폰에 걸려 오는 전화를 아이패드나 컴퓨터로 받을 수 있는 것이 매우 편리하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메모 연동 기능이다. 아무리 각종 노트 앱이 좋아졌다고 해도 떠오르는 생각을 가장 빠르게 기록할 수 있는 곳은 아이폰 메모만한 것이 없다. 노션을 좋아하지만 노션은 메모에 휘갈긴 생각을 구조화하기에 적합한 곳이지 떠오르는 상념을 마구 풀어놓을 만한 공간은 아니다. 나는 간단하게 메모한 내용을 컴퓨터에서 꺼내 노션으로 글감을 만드는데, 이 기능이 무척 만족스럽다. 이런 작업은 윈도우 PC에서도 클라우드 앱을 이용하면 가능하지만 맥북의 앱과 UI가 주는 편리함은 아직 따라갈 수 없는 것 같다.

Apple의 OS가 주는 안정감
정돈되고 깔끔한 방 안에 있으면 생산성이 오르고 뭐라도 하고 싶어지듯, 컴퓨터 환경에서도 디자인은 중요하다. 인상 비평을 하자면 Mac OS는 폐쇄적이고 그래서 안전한 곳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준다. 맥을 사용할 때는 내가 설정한 앱 알림 말고는 어느 것에도 방해를 받지 않는 느낌인데 윈도우는 UI 디자인과 프로그램 면에서 정신을 분산시키는 것이 많다. 컴퓨터를 켰을 때 자동으로 켜지는 프로그램과 업데이트를 요구하는 각종 보안 프로그램은 늘 성가신 존재였다. 윈도우는 자유도가 높은 대신 관리해야 하는 것도 많다. 나는 자유도보다는 통일성과 안정성을 추구하고 다양한 기능보다는 꼭 사용하는 기능만 갖춘 것을 좋아해(디지털 미니멀리즘에 관심 많음..) Apple의 OS를 선호한다. 이건 커스터마이징형 제품과 완제품 중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느냐의 문제가 아닌가 한다.
맥은 자동(강제)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다
아무리 브라우저가 이전에 열어두었던 창을 다 기억해서 다시 열어준다고 해도 아침에 컴퓨터를 열었을 때 강제 업데이트되어 내가 열어두었던 프로그램들이 모두 사라진 걸 보는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클라우드 프로그램을 쓰기 전에는 그것때문에 잃어버린 자료도 많았고, 로컬 프로그램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작업 손실의 위험은 더 컸다. 윈도우의 강제 업데이트는 내가 클라우드로 디지털 전환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다.
조용하고 튼튼한 컴퓨터
맥북은 좋은 성능을 가진 휴대용 컴퓨터다. 고가의 제품이지만 내구성이 우수하여 오랜 기간 사용해도 성능이 크게 저하되지 않는 점에서 제값을 한다(5년 이상 쓰는 사람도 봤다). 물론 브랜드와 모델 스펙에 따라 윈도우 PC의 성능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마냥 어느 제품이 더 좋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직전까지 사용했던 윈도우 PC는 비행기 소리가 어마어마하게 나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어쨌든 나로서는 맥북을 쓰고 난 뒤부터 소리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어 좋다. 16인치 기본형 맥북을 샀기 때문에 발열 문제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님
맥북에 대한 장점을 늘어놓긴 했지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맥북을 쓰면서 윈도우 PC와 가장 큰 차이가 난다고 느꼈던 지점은 텍스트를 다루는 속도이다. 텍스트 작업 중 시프트 키를 누른 상태에서 ▶︎ 키를 길게 누르면 텍스트가 선택이 되는데, 그 속도는 윈도우가 훨씬 빠르다. 또 윈도우 PC에서는 터치패드를 빠르게 두번 탭한 다음 스크롤하면 텍스트 다중 선택이 가능했는데 맥에선 그게 안된다. 힘을 주어 터치패드를 눌러야만 가능하다. 텍스트 작업을 많이 하는 나로서는 이 작은 차이가 아주 크게 다가온다. 윈도우의 컨트롤 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커맨드 키의 위치 역시 인체공학적이라고 하는데, 영 적응이 되지 않고 어색하다. 전체 선택을 하려는데 자꾸만 command + Q를 눌러버려 모든 창이 닫히고 허망하게 모니터만 바라보는 사태가 자주 발생한다. 언제쯤 키보드를 보지 않고도 전체 선택을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매직 마우스 - 애플 액세서리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야
매직 마우스는 호불호가 참 많이 갈리는 물건이다. 나는 애플 제품에 대한 신뢰가 꽤 높은 사람이고 어지간한 물건은 효용을 확인할 때까지 참고 써보는 편임에도 매직 마우스는 계속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매직마우스는 일반 마우스처럼 손가락을 가볍게 탭하는 느낌으로 클릭을 할 수가 없고 약간의 힘을 주어 눌러야 한다.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클릭은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계속 수행해야 하는 작업인데 손에 무리가 가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매직 마우스를 사용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손등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계속 이런 통증을 안고 갈 수 없고 소중한 밥줄을 가지고 실험을 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가지고 있던 일반 마우스로 교체했다. 그랬더니 맥북의 활용도가 열배쯤 올라갔다. 매직 마우스로는 마우스 속도를 아무리 빠르게 설정해도 미세 조정이 쉽지 않았고 닫기 버튼을 누르는데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일반 마우스로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내게 있어 매직 마우스는 장점보단 단점이 더 크다. 횡스크롤이 아무리 좋아도 손가락과 바꿀 수는 없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
맥북은 대량의 텍스트 편집에서 단점을 보이기는 하지만 단점을 감안하고서라도 충분히 쓸만한 컴퓨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불편한 기능은 그냥 안쓰게 된다. 이전엔 키보드로 텍스트 선택을 많이 했는데 요즘엔 그냥 마우스를 한 번 더 쓰고 말고, command + Q를 눌러버리는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해결이 되리라 기대한다. 맥북 구입을 망설이던 이유는 윈도우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트라도스때문이었는데 트라도스가 맥 버전을 내는 날보다 내가 트라도스를 안써도 되는 날이 더 빨리 올지도 모르겠다. 장비도 갖췄으니 이젠 정말 공부에 열중하는 일만 남았다. 잘 적응해서 좋은 결과물을 많이 만들어 내야지.
To be continued...
어느날 갑자기 애플 워치가 굴러들어왔다. 쓰고 있던 샤오미 미밴드는 어떻게 하지? 애플 워치와 미밴드 중 무엇을 사용해야 할까?
